항 아 리
허 울 / 김 영 태
스러진
담장 너머로
잡풀에 기대어 흐트러진 장독대
목구멍은 길고 좁은데
배는 볼록
주인은
내가 알기에도
아주 오래 전 먼 길을 가고
빛과 어둠
수수백번 머물다 간 자리
온 세월로
달구고 또 달구어지는 듯
속 비워내
바람 쉬어가면
빗물 들여
하늘 한쪽 담아낸다
거미줄에 감추어진
신비한 얼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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