낫 놓고 줄행낭
허울 / 김 영태
벌들이
친하자고 윙윙거리며
입을 앞세울 때면
가급적 몸을 피해야 한다
오랜 장마로
풀과 나무줄기들
길가에 무성하게 자란 후
이른아침
산기슭 쬐깐밭에
눈인사하러 오는 누님
썬득거리지 말라고
낫으로 쓱쓱 이슬을 털 때
눈에는 보이지 않는 벌집
나도 모르게
건드렸나 보다
낫 놓고 줄행낭
손바닥으로 막았으니 다행
어쩌다
내 뜨거운 입술에 맞았더라면
삶은
늘
뜨겁게 새롭다
2019. 07. 29 신봉동 뜨락에서
* 쬐깐 : 조금을 뜻하는 전라도 지방의 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