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장 오래된 것과의 작별
허울 / 김영태
아마도
가장 오래된 것과의 작별일 것이다
10대 소녀시절
아버지가
작은 손에 올려준 선물
혼자서
갖고 놀기에는 너무 크지만
그 시절
아무나 가질 수 없었던
바라보기만 해도 배부르고
행복했던
우리집 재산목록 1호
소녀의
아이들까지도 어른이 된
햇빛좋은
어느 봄날에
그
무게 만큼이나
버거웠던 긴 시간들
서울·경기·강원·전라
오르내리기를 열대여섯 번
긁히고 깨어지고
색바랜 세월의 상처를 안고
이제
어디론가
품을 떠나가 버렸다
나는
눈물이 날 것 같아
그 시간에는 산으로 갔다
아내는
혼자서 보내고는
깊은
자욱을 지우고 있었다
그가
머물던 자리
정겨운
피아노의
선율이 맴돌고 있다
2021. 03. 24 신봉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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