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( 허울 최근 작품 )

가장 오래된 것과의 작별

허 울 2022. 12. 30. 11:30

가장 오래된 것과의 작별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허울 / 김영태

아마도
가장 오래된 것과의 작별일 것이다

10대 소녀시절
아버지가
작은 손에 올려준 선물

혼자서
갖고 놀기에는 너무 크지만
그 시절
아무나 가질 수 없었던

바라보기만 해도 배부르고
행복했던
우리집 재산목록 1호

소녀의
아이들까지도 어른이 된
햇빛좋은
어느 봄날에


무게 만큼이나
버거웠던 긴 시간들

서울·경기·강원·전라
오르내리기를 열대여섯 번
긁히고 깨어지고
색바랜 세월의 상처를 안고

이제
어디론가
품을 떠나가 버렸다

나는
눈물이 날 것 같아
그 시간에는 산으로 갔다

아내는
혼자서 보내고는
깊은
자욱을 지우고 있었다

그가
머물던 자리

정겨운
피아노의
선율이 맴돌고 있다

2021.  03.  24   신봉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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