멋진 수화
(sign language)
허울 / 김영태
밤사이
시냇가 물결이 불어나고
흠뻑 내린 비로
언덕위 숲은
꾸밈없이 푸르디푸르다
숲속에선
아침을 준비하는 듯
작은 연기가 솟아 오르는 아침
큰 나무 잘려진 가지들
땔감으로
하나 둘 강건너로 옮기더니
통나무 하나
웃통을 벗고 수레에 싣고 있다
혼자서는 버겁고
수레는
찌그러져 형편없기 그지없다
이리저리
낑낑대어 보지만
수레는 밀려나가고 힘에 부친다
강아지가 오고
또
한 청년이 왔지만 도긴개긴
멀찍이 바라만 보다가
소리를 치고
이리저리 손짓을 해댔다
성공했다
비록
그들이
이루어낸 과정은 달랐지만
내 생애
최고의 멋진 수화였다
2022. 10. 26
필리핀 뵈뵈의 집에서